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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단축 신청, 난임치료휴가, 임금 보호)

by 생활법률노트 짱 2026. 4. 24.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했다가 사실상 거절당한 사례, 30년 노동 현장에서 생각보다 훨씬 자주 마주쳤습니다. 법은 명확히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데 현실은 따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겪어온 상담 사례와 함께,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과 난임치료휴가 제도의 핵심을 짚어봅니다.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신청, 언제 가능한가

임신 후 12주 이내, 그리고 32주 이후에는 하루 최대 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르면 이 시기에 근로자가 단축을 신청하면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이를 허용해야 합니다(출처: 고용노동부). 거부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여기서 '12주 이내'란 임신 후 84일, 즉 7일 곱하기 12주까지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32주 이후'는 임신 후 218일째 되는 날부터 출산까지로 보면 됩니다. 생각보다 기준이 정밀하기 때문에, 산부인과에서 발급받은 임신확인서나 진료기록으로 정확한 시기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상담했던 의뢰인 중 한 분은 입덧과 극심한 피로로 오전 근무조차 버거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분이 단축을 신청하자 회사에서 "업무 공백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사실상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사용자의 거절은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많은 근로자들이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회사의 반응에 그냥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단축 신청이 가능한 핵심 조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임신 후 12주 이내(84일까지) 또는 32주 이후(218일째 이후)에 재직 중인 여성 근로자
  • '임신유발고혈압(질병코드 O13)', '임신 중 당뇨병(질병코드 O24)', '다태 임신(질병코드 O30)' 등 고위험 임신으로 진단받은 경우 임신 전(全) 기간 신청 가능
  • 신청 시 사용자는 거부 불가(위반 시 과태료 500만 원 이하)

단축해도 임금은 그대로, 연차도 온전히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했다고 해서 임금이 줄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임금체불에 해당하는 명백한 위법입니다. 여기서 임금체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해야 할 임금을 정당한 이유 없이 미지급하거나 삭감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단순히 '시간이 줄었으니 급여도 줄인다'는 논리는 이 제도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연차유급휴가 산정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로기준법에서 연차유급휴가란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 유급으로 부여하는 휴가를 뜻합니다. 임신기 단축 근무 중에는 실제 단축된 시간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연차 산정에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임금 삭감 문제는 법적으로 명확한데도, 현장에서는 "단축 시간만큼 시급을 줄이겠다"거나 "성과급에서 반영하겠다"는 식의 변형된 불이익이 종종 발생했습니다. 이런 간접적인 임금 삭감 역시 법 취지에 반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한 가지 더 짚어두고 싶은 것은 근로계약서 재작성 문제입니다.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더라도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다시 명시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노사 간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서면 협의서를 작성해두는 것이 실무적으로는 더 안전하다고 봅니다.

난임치료휴가, 달라진 것들

2024년 10월 22일을 기점으로 난임치료휴가 제도가 개편되었습니다. 여기서 난임치료휴가란,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 난임 치료를 받는 근로자가 연간 일정 일수의 휴가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남성 근로자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기존에는 연간 3일(유급 1일, 무급 2일)이었던 것이, 이번 개편으로 연간 6일(유급 2일, 무급 4일)로 확대되었습니다. 유급 2일분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경우 정부가 1일 약 8만 원씩, 총 2일분을 지원해줍니다. 중소기업 사업주 입장에서는 고용센터 또는 고용24를 통해 해당 급여를 대위신청, 즉 근로자에게 먼저 지급한 후 정부에 환급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출처: 고용24).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난임 치료는 신체적, 정서적 부담이 상당한 과정인데도 기존 제도는 3일로 너무 짧다는 지적이 많았고, 저도 상담 현장에서 같은 말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이번 확대는 늦었지만 반가운 변화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변화가 있습니다. 난임치료휴가 청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을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누설하지 않도록 비밀유지 의무가 신설되었습니다. 난임 치료 사실은 매우 민감한 개인 의료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조항이 생긴 것 자체가 그동안 이런 정보가 얼마나 쉽게 노출되어 왔는지를 반증한다고 봅니다.

제도는 있는데 못 쓰는 현실,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30년간 변호사로 일하면서 반복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법이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근로자 스스로 권리를 모르거나, 불이익이 두려워 포기하면 그 법은 사실상 없는 것과 같다는 사실입니다.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도 마찬가지입니다. 형식적으로 단축을 허용하면서 업무량은 그대로 유지하는 사례, 인사 고과에서 슬그머니 불이익을 주는 사례는 지금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간접적 불이익을 법적으로 '모성보호 위반'으로 다루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도 현실입니다. 여기서 모성보호란, 임신·출산·육아와 관련하여 여성 근로자의 건강과 고용을 특별히 보호하는 법적 장치들을 통칭합니다. 제도의 취지가 온전히 실현되려면, 단순한 시간 단축을 넘어 재택근무나 시차출퇴근제와의 결합 등 근로 방식의 유연화까지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리하면, 법은 이미 임신 근로자 편입니다. 임신기 단축 신청을 거부당했거나, 단축 이후 임금이 줄었다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권리를 아는 것이 곧 보호받는 첫걸음입니다.

이 글은 30년간의 노동·인사 사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개인적 의견이며, 개별 상황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전문 노무사 또는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moel.go.kr/local/gumi/info/policydata/view.do?bbs_seq=2025020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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